잠재성장률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한 국가에 존재하는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를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은행의 자료를 참조하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이와 전망은 다음 그림과 같다.

 

잠재성장률과 요인별 기여도 추이 및 전망

 


잠재성장률이 1991년∼1995년에는 7.3% 수준에서 2016년∼2020년에는 2.7%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데 기여한 것은 상기 기간동안 각각 4.0%2.4%에서 1.4%0.9%로 크게 감소한 자본투입 기여율과 총요소생산성 기여율에서 찾을 수 있다. 자본투입 기여율 하락에 대한 설명은 과거 고성장 시대에 비해 우리 경제의 성숙도가 진전하면서 물적 자본의 규모가 커져 증가 속도가 저하됐다는 것이다. 총요소생산성 기여율 하락에 대한 설명은 기업활동과 투자에 대한 규제로 인해 혁신성장이 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환경개선, 규제개혁 등이 잠재성장률을 제고하는 방안으로 제시된다.

 

자본투입 기여율 계산과정에서 자본투입량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인 총고정자본형성을 부분별로 나누어 동 기간 중 평균 연증가율과 잠재성장률과의 상관계수를 구해보면, 주거용건물 투자와 잠재성장률은 (-)의 상관관계를 가짐을 확인할 수 있다. ,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의 상당 부분은 부동산투기로 인해, 지식재산생산물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사용돼야 할 재원이 주거용건물 건축에 사용됐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대응방안은 주거용건물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는 것이다. 정책금리가 0.75%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다. 이는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도 역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비용이 낮아도, 우리 경제와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 생명공학이나 재생에너지 등과 관련된 연구개발과 투자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주거용건물에 대한 투자가 가져다 주는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거용 건물에 대한 투자는 설비투자나 지식재산생산물 투자처럼 소득의 흐름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주거용 건물에 대한 투자는 투기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 주거용 부동산투자가 수익을 실현하는 길은 해당 부동산 구입자가 해당 부동산 판매자보다 더 큰 액수의 부채를 금융기관에 지고 구입하는 경우로 제한된다. 다시 말해, 주거용 건물에 대한 투자가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가계부문의 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조건의 충족은 거시경제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킨다. 게다가 잠재성장률 하락까지 고려하면, 주거용건물에 대한 투자는 거시경제의 불안정성 요인일 뿐만 아니라 절은 세대들이 혜택을 향유할 투자기회와 일자리기회를 비용으로 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거용 건물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는 방안으로서, 해당 투자에 대한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에게 해당 규모의 5배에서 10배 정도의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금융기관의 대출은 우리 경제에서 화폐를 공급하는 주요 기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covid-19 등의 사례를 통해 보았듯이, 경제위기의 가능성이 제기되자마자 중앙은행은 금융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화폐가치와 금융시스템의 안정화 목적은 국민들의 경제생활 안정화지 주거용 건물과 같은 자산가치의 안정화가 아니다. 이에 대한 교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조치를 통해 충분히 알려져 있다. covid-19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 혹은 제로금리 등 통상적이지 않은 화폐정책을 취할 경우, 경제의 지속가능성 측면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고려에서 나온 것이 주거용 건물 투자에 공급된 금융기관의 대출에 대해 징벌적 충당금을 쌓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과도한 부채가 가져온 위기에서 시장의 제재는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자의 대량해고가 아니라 부채를 이용해, 거시불안정성을 야기하는 자산인 주거용 건물에 투자한 경제주체들에게 내려져야 한다는 정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by invisibleman 2020. 5. 8. 17:02